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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시즌] '우승 후보' 우리카드, 장충의 봄은 짧았다!

만장 일치 ‘우승 후보’의 부담감이 너무 컸나?

출발은 좋았다. 우리카드는 도쿄올림픽의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진 프로배구 컵 대회에서 6년 만이자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어느덧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한 나경복이 순도 높은 공격으로 코트를 강타하는 모습이 다가올 정규 시즌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우리카드, 우리카드, 우리카드...” 프로배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우리카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다 잡은 우승을 알렉스의 복통이 날려버린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다. 알렉스만 정상 컨디션이었다면 챔피언은 우리카드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팀은 단단해졌다는 평가였다. 나경복의 놀라운 성장에 검증된 외국인 선수 알렉스의 위력이 여전하기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카드의 우승을 예상했다.

2021-2022 시즌이 막을 올린 뒤 우리카드는 예상과 달리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2라운드까지 3승 9패 최하위라는 충격의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 중반부터 팀은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다. 군 복무를 마친 송희채와 이적생 김재휘의 활약이 더해져 분위기를 바꿔나갔다. 파죽의 8연승, 8경기를 모두 이기는 동안 단 한 번도 풀세트까지가지 않는 상승세로 마침내 우승 후보의 위용을 되찾았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무서운 기세는 마지막 뒷심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나경복의 어깨 통증과 알렉스의 부상 공백이 커 보였다. 1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리그 최고 공격수 케이타를 앞세워 ‘빛나는 조연’으로 떠오른 KB손해보험에도 뒤져 정규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다. 4시즌 연속 ‘봄 배구’에 진출했다는 기쁨도 잠시 4위 한국전력의 막판 무서운 추격으로 승점 차가 3점이 돼 준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우리카드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내내 잡음을 빚은 알렉스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레오 안드리치를 러시아리그에서 영입했다. 과거 OK금융그룹에서 뛰었던 레오는 공을 높이 띄우는 서브가 인상적이었던 선수로 빠른 V리그 적응이 기대됐다.

레오의 긴급 수혈도 역부족이었을까? 우리카드는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한국 전력에 무릎을 꿇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데 실패했다. 상대보다 2배나 많은 31개의 범실이 단판 승부에서 결정적인 순간 발목을 잡았다. 통증을 안고 뛴 나경복의 투혼도 빛이 바랬다.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이 정규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둔 상대라 자신감이 넘쳤는데 오히려 한국전력의 구단 역사상 첫 포스트시즌 승리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장충의 봄’이 단 1경기 만에 끝난 허무한 마무리에 창단 첫 우승의 꿈도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말로 힘겨웠던 한 시즌을 돌아봤다. 2라운드까지 꼴찌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와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모자란 부분은 잘 채워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다음 시즌을 향한 희망을 이야기했다.

아쉬움이 컸던 탓일까? 우리카드의 비시즌 준비는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삼성화재와 선수 8명이 오가는 3대 5 대형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우리카드는 센터 하현용과 레프트 류윤식, 리베로 이상욱과 세터 이호건, 홍기선을 보내면서 세터 황승빈과 이승원, 레프트 정성규를 데려왔다. 즉시 전력감을 내주면서까지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황승빈은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지도를 통한 성장이 기대되고, 파이팅이 넘치는 모습이 눈길을 끈 정성규의 잠재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2경기만 뛰었지만 팀에 잘 녹아든 레오 안드리치와 재계약하며 다음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리스크’도 줄여갈 생각이다.

/박선우(KBS)

[20-21시즌] 우리카드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알렉스에 웃고 울었던 '알렉스 시리즈' 챔피언결정 3차전은 그야말로 '알렉스의 날'이었다. 알렉스는 첫 세트 24대 22로 뒤진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시간차 공격과 서브 에이스로 듀스를 만들더니 끝내기 서브에이스를 꽂았다.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의 격정적인 신경전도 피하지 않았다. 한 번 살아난 알렉스의 폭발력은 무시무시했다. 2세트에 3연속 득점으로 다시 세트를 가져오더니 3세트도 맹활약하며 3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알렉스 덕분에 사상 첫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겨놓자 전문가들과 팬들 대부분이 우리카드의 창단 첫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3차전의 영웅' 알렉스는 4차전에서 반전의 멍에를 썼다. '독을 품은 살모사' 같다는 신영철 감독의 칭찬이 무색하게 복통으로 경기를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우리카드는 '알렉스 변수' 탓에 5차전까지 내리 내주고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가장 중요했던 순간의 몸 관리가 아쉬웠지만, 우리카드는 시즌 내내 한결같은 기량을 자랑한 알렉스와 재계약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알렉스는 정규리그에서 케이타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고, 공격 종합과 후위 공격도 2위, 서브 4위로 기대 이상의 제 몫을 해냈다. 이미 기량이 검증된 알렉스와 다음 시즌도 동행하면서 우리카드는 안정된 전력을 유지하게 됐다. 탄력있는 점프와 넘치는 흥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케이타가 시즌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고, 한국 무대로 돌아온 레오가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는 것을 고려한다면 알렉스는 다음 시즌에도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가능성이 높다.

역시 '배구 명장' 신영철 감독의 리더십 모범적인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알렉스지만 때론 다혈질의 성격이 발목을 잡았다. 알렉스는 지난해 말 경기 작전타임 도중 감독에게 항명에 가까운 돌출 행동을 했다. 신영철 감독은 그런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팀에 필요없다며 강하게 질책했다. 전력의 절반이라 할 수 있는데다 코로나 시국 탓에 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신영철 감독의 대응은 단호했다. 감독과 코치진은 물론 동료들을 존중하는 마음과 팀 조직력이 먼저라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감독과 동료들에게 사과한 알렉스는 머리를 빡빡 깎고 다른 선수가 됐다. 악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우리카드는 알렉스의 헌신 속에 8연승의 상승세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시즌 전 깜짝 트레이드 승부수도 통했다. 주전 세터 노재욱과 레프트 공격수 황경민을 내줘 공백이 우려됐지만, 하승우가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집중 조련 속에 주전 세터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신영철 감독은 나경복이 시즌 초반 부상으로 신음할 때도 알렉스의 포지션을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바꾸며 팀 공격을 살려내 위기에서 벗어났다. 신영철 감독과 함께 우리카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18-19 시즌 최초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우리카드는 2019-20 시즌에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우승팀 자격을 얻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2020-21 시즌 마침내 봄 배구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신영철 감독은 우리카드와 3년 재계약을 맺으며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 할 기회를 잡게 됐다.

우리카드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카드는 리시브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8-19 시즌 리시브 성공률 최하위의 불명예를 썼던 우리카드는 2020-21시즌 리시브 3위까지 도약했다. 디그도 2위를 차지했고, 범실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세트당 5.06개였다. 이처럼 배구의 기본인 수비가 탄탄해지고 범실이 줄어들면서 경기력은 안정됐다. 수비가 좋아지면서 연결 과정도 매끄러워져 팀 공격 성공률도 나날이 올라갔다. 18-19 시즌 공격 종합 51.7%로 3위였던 우리카드는 19-20 시즌 52.2%로 2위로 올라섰고, 20-21 시즌에는 52.7%로 마침내 1위로 도약했다. 매 시즌 0.5%씩 높아지면서 순위도 한 단계씩 끌어올린 것이다. 2020-21시즌 라운드별로 봐도 팀 범실에서는 꾸준하게 1,2위를 기록했고, 리시브에서는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을 찾아가며 5,6라운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공격 성공률도 1라운드 6위에서 마지막 6라운드 1위까지 치솟았다. 매 시즌 세터 와 외국인 선수 등 선수 구성이 바뀌었음에도 범실이 적은 장점이 팀 컬러로 굳어졌고, 수비 개선이 순도 높은 공격으로 이어지는 등 특유의 시스템 배구가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한국 배구의 미래'! 나경복은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공격 종합 4위, 득점 8위에 오르며 알렉스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었다. 국내 선수로는 10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도 보여줬다. 비록 도쿄올림픽 출전은 불발됐지만, 나경복은 한국 남자배구를 짊어질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도 정지석, 임동혁 등과 함께 든든한 공격의 축을 이룰 전망이다. 나경복은 1년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대표팀에서 준비하면서 대표팀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맞았다. 세터 하승우는 이번 시즌 가장 큰 발견으로 꼽힌다. 주전으로 도약한 하승우는 첫 포스트시즌에서도 침착한 경기 조율로 가능성을 밝혔다. 리베로 장지원은 20살 어린 나이에도 특유의 감각으로 수비 명장면을 연출하며 '포스트 여오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챔프전까지 오르며 경험까지 쌓은 우리카드는 다음 시즌 별다른 전력의 누수가 없이 전력이 더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2020-21 시즌 다 잡은 우승컵을 놓친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로 2021-22 시즌 '창단 첫 우승'이라는 꿈에 도전한다.

/박선우(KBS)

[19-20시즌]'배구의 정석' 우리카드, 이유있는 1위!

올 시즌 우리카드가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배구 팬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카드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던 남자배구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고, 결국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창단 첫 10연승에 창단 첫 정규리그 MVP 배출까지 '창단 첫'이라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았던 역사적인 시즌이었다. 장충체육관이 홈구장인 걸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 1위를 포함해 5경기 중 4경기를 우리카드가 차지할 정도로 성적만큼 흥행몰이도 뜨거웠다.

날아오른 나경복! 나경복은 생애 첫 정규리그 MVP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인생 시즌'을 보냈다. 과거 '나기복'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약점이었던 나경복이었지만 꾸준한 노력 끝에 '대형 유망주' 꼬리를 떼고, 당당하게 '차세대 거포'의 반열에 올랐다. 나경복은 올 시즌 득점에서 전체 6위이자 국내 선수 1위에 올랐고, 시간차 1위, 공격종합과 퀵오픈 4위, 서브 6위에 자리하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약점으로 꼽혔던 리시브가 좋아진 점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였다. FA 자격을 얻은 나경복은 프랜차이즈 스타답게 시즌이 끝나자마자 재계약을 맺으며 잔류를 선택했다. 나경복은 시즌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는 반드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정규리그 1위임에도 '코로나 19'로 리그가 조기 중단돼 챔프전에 뛰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 단계 성장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벌써부터 다음 시즌 각오를 다지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나경복은 세대교체가 진행중인 대표팀에서도 강서브를 앞세워 가능성을 확인했고, 앞으로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왕 황경민은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하게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한성정 역시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지난 2018-2019 시즌 에이스 아가메즈가 부상당하자 속절없이 무너졌던 우리카드였지만 올 시즌은 한층 강해진 '토종 삼각편대'를 앞세워 펠리페가 출전하지 못한 기간에도 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 비록 자신이 빠진 사이에 연승이 시작됐지만 10연승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원동력으로 펠리페의 파괴력을 빼놓을 수 없다. 펠리페는 '코로나 19' 여파로 가족이 브라질로 출국한 뒤에도 끝까지 남아 우승을 향한 강력한 염원을 드러내며 팀에 확실히 녹아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이상욱 리베로는 뛰어난 수비로 공격수들을 뒷받침했고, 리그 '베스트 7'까지 뽑히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신영철 감독의 중점적인 지도를 받은 주전 세터 노재욱은 빠르고 정교한 토스로 나경복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상욱의 대표팀 차출과 노재욱의 부상 공백을 메워준 하승우 세터와 신인 리베로 장지원도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속공 2위에 오른 센터 최석기와 최고참 윤봉우가 보여준 노장의 품격도 1위의 밑거름이 됐다. 대형 스타는 없지만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원팀'의 위력은 시즌 내내 발휘됐다.

데이터가 말한다! 한층 진화한 우리카드의 경기력은 올 시즌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우리카드의 주요부문 기록은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지난 2018-2019 시즌보다 훨씬 좋아졌다. 특히 꾸준한 훈련 덕분에 수비가 개선된 점이 고무적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최하위인 7위에 그쳤던 리시브 순위를 리그 3위까지 끌어올렸다. 33%에 그쳤던 리시브 효율이 40% 가까이 올라갔다. 4위였던 디그는 올 시즌 1위로 전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세트당 10개를 넘겼다. 안정된 수비 덕택에 공격도 더 날카로워졌다. '최석기 효과'를 톡톡히 본 속고은 4위에서 2위까지 올라갔다.

신영철 감독의 '소통의 배구' 신영철 감독은 시즌 전부터 팀을 충분히 준비시켰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뒤에도 마무리 훈련까지 진행하며 다음 시즌 대비를 늦추지 않았다. 신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한 좋은 습관과 자신감은 우리카드를 범실이 가장 적은 팀으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스포츠심리학 박사 출신답게 '90년대생' 젊은 선수들과의 소통도 돋보였다. 경기 전날 포지션 별 선수들과 갖는 '커피 타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며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또, 시즌 초반 몸을 사리던 펠리페를 과감히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는 심리전으로 팀도 살리고 펠리페의 활약까지 이끌어내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전력분석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수석코치직을 맡은 김재현 코치는 자신만의 전문성이 발휘된 방대한 데이터로 신영철 감독의 전술을 뒷받침했다.

다음 시즌 과제? 천적을 넘어라! 우리카드는 올 시즌 25승 7패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을 상대로 5전 전승, 심지어 3위 현대캐피탈에 5승 1패를 거둔 우리카드지만 유독 상대전적에서 열세에 놓인 팀이 있었으니 2위 대한항공이다. 맞대결한 다섯 경기에서 대한항공 정지석과 비예나, 곽승석이 공격 성공률 50퍼센트를 넘긴 반면 나경복과 펠리페, 황경민은 40퍼센트대에 그쳤다. 결과는 우리카드의 2승 3패 열세. 우리카드의 무서운 패기가 노련한 대한항공만 만나면 흔들렸다. 우리카드의 11연승 도전을 막아세운 것도 대한항공이었다. '미리 보는 챔프전'이라 불렸던 지난 2월 9일 경기는 우리카드에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 시즌 챔피언에 도전하는 우리카드가 꿈을 이루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도 대한항공일 것이다.
우리카드는 FA 최대어 나경복이 잔류했고, 센터 장준호를 영입하면서 이수황의 이탈공백을 메웠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별을 달지 못했던 아쉬움을 다음 시즌에는 털어버리겠다는 목표 의식이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 내년 이맘때 쯤 우리카드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선우(KBS)

[18-19시즌]“사상 첫 봄 배구에 진출한 우리카드”

1라운드 2승 2패에 이어 2라운드 첫 경기마저 패한 우리카드는 최홍석과 노재욱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남은 2라운드 5경기에서 4승1패로 반등에 성공했다.
4라운드가 시작되며 가장 극명한 대비를 이룬 두 팀은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이다. 4라운드에 우리카드는 남자부 7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14점의 승점을 수확한 반면 OK저축은행은 6점을 얻는데 그쳤다. 덕분에 우리카드는 삼성화재를 밀어내고 안정적으로 남자부 3위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우리카드의 창단 첫 봄배구를 향한 분명한 의지는 5라운드에 가장 잘 드러났다. 이적생 세터 노재욱을 중심으로 경험 많은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를 더한 우리카드는 잠재력이 풍부한 나경복과 한성정, 황경민 등을 더해 5라운드에 5승 1패로 승점 15점을 쓸어 담고 봄배구 진출을 확정했다. 6라운드 들어 아가메즈의 부상으로 성적이 1승 5패로 곤두박질쳤지만 창단 첫 봄 배구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시즌 초반 '2강'으로 평가받은 대한항공이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고, 현대캐피탈이 2위, 우리카드가 3위로 봄 배구를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단골 현대캐피탈과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우리카드가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카드가 경험에서 밀린다고 했지만 '백전노장' 신영철 감독은 사령탑 경험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고, 정규리그에서도 양팀은 상대전적 3승3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사실상 순위가 이미 결정돼 '미리 보는 플레이오프'로 불린 정규리그 최종전 6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양 팀이 정예 멤버를 거의 제외한 채 경기하는 신경전을 치르기도 했다.
가장 큰 관건은 아가메즈의 출전 여부였다. 아가메즈는 6라운드 시작과 함께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잔여 경기를 모두 쉬며 플레이오프 준비에 '올인'했다. 정규리그 3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고도 득점 2위(873점)에 오른 아가메즈의 활약은 우리카드가 현대캐피탈에 맞서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세터 노재욱도 허리를 다쳤고, 현대캐피탈에서는 전광인과 문성민의 무릎이 완전치 못했다.

6라운드를 쉰 뒤 오랜만에 출전한 아가메즈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듯했다. 24득점으로 활약했으나 공격성공률 50%를 채우지 못했다. 우리카드에는 아가메즈의 자리를 메울 공격수가 없었다. 1차전 18득점을 올린 나경복이 2차전에서는 10득점으로 보조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우리카드는 아가메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를 집중 견제했다.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1차전에서 풀세트 접전에 힘을 쏟았던 아가메즈는 2차전에서도 의욕을 불태웠지만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에 막히고 수비진도 뚫지 못했다. 공격성공률 32.25%로 13득점에 그친 아가메즈는 몸이 따라주지 않은 끝에 결국 3세트 초반 교체됐고 우리카드의 탈락을 지켜봤다.

정규리그 돌풍을 일으키고 사상 첫 포스트시즌에 나간 우리카드는 경험과 부상의 벽에 막혀 짧았던 첫 봄 배구를 아쉬움 속에 마쳤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우리도 자신감을 얻었지만 여기서 머물면 다음에는 다시 추락할 수 있다"며 다음 시즌 도약을 다짐했다.

/김은진(스포츠경향)

[17-18시즌]“중앙의 약점과 뒷심부족으로 무산된 봄 배구”

창단 이후 첫 봄 배구 진출이라는 우리카드 위비의 바람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에도 이뤄지지 않았다. 2014~2015시즌과 2015~2016시즌까지 2년 연속 꼴찌였던 우리카드는 2016~2017시즌 5위로 도약했고, 팀을 재정비해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지만 순위는 오히려 6위(14승 22패)로 미끄러졌다. 다시 한번 V-리그에서 뛰게 된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와 세터 유광우를 중심으로 새롭게 진용을 꾸렸지만, 중앙의 약점이 끝내 발목을 잡았고 파다르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뒷심 부족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도드람 2017~2018 V-리그를 앞두고 큰 변화를 맞이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센터 박상하가 삼성화재로 팀을 옮겼고, 또 다른 센터 박진우마저 군에 입대하면서 중앙이 대폭 낮아졌다. 그나마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가 보호 선수에서 제외되면서 보상 선수로 영입할 수 있었다. 유광우가 우리카드에 들어오면서 김광국의 군 입대로 약화된 세터 부문이 보강됐다. 또 삼성화재를 수차례 우승으로 이끈 베테랑 세터의 가세로 공격의 짜임새도 더욱 촘촘해질 수 있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 전 유광우의 합류에 큰 기대를 걸었다. 센터 쪽의 공백은 클 수 밖에 없지만 다른 포지션을 강화해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유광우가 팀의 중심을 잘 잡고 있어 생각한 만큼 제몫을 해주고 있다. 유광우가 들어오면서 더 빠른 배구가 가능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계획은 출발 전부터 어긋났다. 구도현을 중심으로 김은섭, 김시훈 등으로 센터진을 구성할 예정이었으나 정규시즌 직전 구도현이 허벅지를 다쳐 전력에서 제외됐다. 시즌 동안 구멍 난 센터진을 구축하기 위한 끝없는 실험이 있었지만 끝내 최상의 조합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등에 패해 3패를 안고 출발한 우리카드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2승4패에 머물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초반 3위를 질주했던 2016~2017시즌과는 다른 출발이었다. 우리카드는 3라운드에서 3승3패를 거두며 상승 동력을 찾는 듯 했지만, 4라운드 들어 다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우리카드는 한국전력, KB손해보험 등과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였지만 2월2일부터 3월1일까지 내리 7연패를 당한게 치명타였다. 이 기간중 우리카드의 봄 배구 진출의 꿈은 완전히 사라졌다. 2월25일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원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에 0-3으로 완패를 당해 산술적인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사라졌다.
박상하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주전 선수의 기량 문제도 있지만 그 동안 익숙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익힐 시간이 부족했고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우리카드는 세터 유광우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상했지만 왼쪽 날개가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오히려 파다르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졌다. 레프트 최홍석은 국가대표에 차출되며 시즌 준비가 부족했고 나경복은 허리 통증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198cm인 나경복은 2015~2016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아 차세대 거포로 기대됐지만 감독의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신으뜸과 김정환 역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파다르가 득점 1위(966득점)지만, 최홍석(330득점)과 나경복(251득점)은 각각 13위와 19위에 처져 있다. 주포를 도와줄 제2의 공격수에서 다른 팀에 비해 약한 편이다.
센터진 역시 부상 등으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박상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구도현은 부상으로 전반기 동안 부진을 보였고, 조금씩 성장해 기대를 모았던 조근호마저 왼쪽 발목인대 부상으로 중도 이탈해 센터진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다. 김은섭과 김시훈은 출장 횟수가 줄며 대안이 되지 못했다.
우리카드의 연패가 이어지던 2월13일 김상우 감독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레프트 나경복을 센터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나경복이 센터 우상조와 짝을 이뤄 중앙을 맡으면서 강한 서브를 기대했지만 실험은 성공하지 못했다. 나경복이 속공과 블로킹 등 센터의 역할에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이트 파다르는 전년도보다 더욱 성장하며 위력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파다르는 2017~2018시즌 득점 1위(966득점), 서브 1위(세트당 0.69개), 후위공격 1위(58.67%), 퀵오픈 1위(61.29%) 등 공격 부문에서 두루 정상을 달렸다. 블로킹 부문에도 10위(세트당 0.40개)에 올라 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블로킹이 좋아지자 트리플 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등 3점 이상)을 6번이나 달성했다.

파다르는 블로킹 득점에서도 56점을 얻어 우리카드에서 센터들을 제치고 가장 많다. 미들 블로커인 조근호(37점), 구도현(29점), 김은섭(27점) 등을 넘어서고 있다. 파다르가 공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나홀로 공격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카드가 막바지 7연패를 당한 것은 파다르의 체력 저하와도 무관하지 않다. 파다르는 키 197cm오 외국인선수로는 크지 않지만 높은 점프력으로 약점을 보완한다. 체력 소모가 심한데다,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갈수록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파다르가 작성한 6개의 트리플 크라운은 모두 5라운드 이전에 달성했다. 2018년 들어서는 한 차례도 추가하지 못했다.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한 때 외국인선수를 중심으로 이른바 '몰빵 배구'로 수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선수들은 블로킹과 수비 등에서는 철저히 몫을 해냈다. 반면 우리카드는 미들브로커와 서브 리시브가 약하다 보니 점수를 쉽게 내준다. 파다르의 공격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도 있었다. 우리카드는 2017~2018시즌 삼성화재를 상대로 1승5패를 기록했다. 1승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삼성화재가 주전들을 상당수 뺀 상태였다. 기록만 보면 절대 열세다. 하지만 5패 중 4번은 삼성화재와 플세트 접전을 펼쳤다.
김상우 감독은 봄 배구 진출이 좌절된 뒤 "선수들의 기복이 크고, 잡을 수 있던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찬영(한겨레)

[16-17시즌]“패배의식 떨쳐낸 우리카드, 뜨거웠던 장충의 겨울”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배구의 성지' 장충체육관에 몰려든 구름 관중 속에 선수들은 힘을 냈지만 뒷심 부족에 창단 후 첫 '봄 배구'까지 다다르진 못했다.

아쉬운 남긴 트라이아웃, 전화위복이 된 파다르 카드 2016-2017시즌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남자부 트라이아웃에서 가장 높은 확률을 지니고도 구슬이 5순위까지 밀리는 불운이 따르며 크리스티안 파다르(헝가리)를 데려오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파다르는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복덩이'였다. 우리카드의 주포 역할을 100% 이행해줬고, 여기에 은퇴 후 실업 무대를 전전하던 211㎝의 장신 센터 김은섭까지 합류하면서 높이가 좋아졌다.
더 나아가 우리카드는 2015-2016시즌 부침이 심했던 세터 김광국과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레프트이자 주장 최홍석까지 힘을 내면서 1라운드를 2위(3승3패)로 마쳤다.
1996년생으로 역대 V리그 용병 중 최연소였던 파다르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1라운드 남자부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이전까지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던 선수들의 표정부터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2016년 11월 9일 창단 이후 1차례도 이기지 못했던 삼성화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 V리그 18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지난 시즌 7승(29패)에 그쳤던 우리카드는 리그 절반인 3라운드를 지났을 때 이미 9승(9패)을 수확하며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폭발한 파다르, 2% 부족했던 뒷심 우리카드는 주포 파다르와 최홍석 등 좌우 쌍포를 앞세워 4라운드부터 상승세를 탔다.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수비형 레프트 한 자리를 신으뜸이 꿰차면서 팀이 안정감을 찾았다. 신으뜸은 2016-2017시즌 비득점 부문 리시브와 수비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헝가리에서 온 파다르는 지치지 않는 폭발력을 과시하며 4라운드 4승2패로 팀이 상승곡선을 타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파다르는 1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 MVP를 차지했고, 팀은 창단 후 최다인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우리카드는 5라운드 한 때 단독 2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 사이 장충체육관에는 연일 만원 관중이 몰리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세터 김광국의 손 끝을 떠난 공은 어김없이 해결사 파다르의 스파이크로 이어졌다.
하지만 경험부족이 우리카드의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무릎 및 발목 부상에 시달렸던 최홍석을 비롯해 큰 경기 경험이 적었던 선수들은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가장 중요했던 5라운드 막판과 6라운드까지 5연패에 빠지며 경쟁자들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그 사이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한국전력까지 3팀은 멀찍이 달아났고, 우리카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정규리그를 삼성화재에 밀려 5위로 마쳤다.

실패했지만 좌절하지 않은 우리카드 결과적으로 '봄 배구'를 목표로 했던 우리카드의 2016-2017시즌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김상우 감독은 좌절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아쉬움 속에서도 우리카드는 창단 후 최다인 17승을 올렸다. 이는 지난 시즌(7승)보다 10승이 늘어난 수치다.
자연스럽게 장충체육관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평균 2788명의 팬들이 경기마다 열렬히 환호성을 질렀다. 지난 시즌 평균 2411명보다 377명이 증가했다.
2017년 1월 15일 삼성화재전(4010명)과 3월 4일 현대캐피탈전(4152명)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하는 등 달라진 열기를 자랑했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구단 프런트의 팬서비스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이다.
김상우 감독은 "팬들의 환호성이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많은 관중들의 박수에 화답할 수 있도록 멋진 경기력으로 화답 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장충에서 '봄 배구'가 열릴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재상(뉴스1)

[15-16시즌]“독한배구 우리카드, 아쉬움 남는 장충시대”

‘독한 배구’ 내세운 우리카드, 아쉬움 남는 ‘장충 시대’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한새는 2015-2016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변화를 가졌다. 2014-2015시즌 한 때 해체 위기에 놓였던 우리카드는 가까스로 팀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롭게 김상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15년 7월 청주에서 열린 KOVO컵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거두며 기대를 모았던 우리카드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배구 메카인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3년여 만에 돌아왔다. 그러나 ‘독한 배구’를 내세웠던 것과 달리 7승 29패(승점21점)로 7개 팀 중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1R 풀세트만 5차례, 시작부터 꼬여버린 실타래 시즌을 앞두고 남자부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우리카드로서는 1라운드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김상우 감독은 개막 전 “컵 대회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초반에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현대캐피탈, 한국전력, KB손해보험에 3연패를 당하며 흔들렸다.
우리카드는 1라운드 6경기 중 5경기에서 5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2승(3패)에 그치며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항공과 OK저축은행을 잇달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매 경기 풀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치르면서 체력 저하가 컸다.
설상가상으로 공들여 데려왔던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라트비아)가 2라운드 중반 대한항공전에서 오른쪽 내전근 부분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급격하게 흔들렸다.

최홍석-군다스로 이어지는 좌우쌍포에 기대를 걸었던 우리카드는 한쪽 날개가 꺾이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안그래도 화력이 떨어졌던 우리카드는 3라운드에 6전 전패를 당하는 동안 단 1세트 밖에 따내지 못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12월에 방출된 군다스를 대신해 1월초 알렉산드르 부츠(러시아)가 합류했지만 이미 ‘봄 배구’와 거리가 멀어진 뒤였다.

변화가 절실한 우리카드 우리카드는 2015년 전체 1순위로 데려온 나경복이 남자부 신인상을 수상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를 통해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나경복은 경험만 쌓인다면 레프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카드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더 정교해진 조직력을 앞세워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김상우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달라진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김상우 감독은 “나뿐만 아니라 이전까지 했던 모든 것들을 다 바꿔야한다”고 입술을 깨문 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FA영입 및 트레이드 등 전력강화를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부터 남자부에서 새롭게 시행되는 트라이아웃에서 쓸 만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온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것이 우리카드의 구상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안방에서 5승 13패에 그쳤다. 우리카드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장충의 봄’을 열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재상(뉴스1)

[14-15시즌]“3승 33패, 초라한 성적표”

모기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우리카드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새 시즌을 맞았다. 팀 전력도 100%가 아니었다. 2013년 박상하에 이어 2014년 신영석과 안준찬이 입대해 구멍이 생겼다. 외국인 선수의 기량도 떨어졌다. 까메호는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다가 초반 퇴출당했다. 급하게 영입한 다비드는 파괴력이 약했다.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채 양진웅 감독 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우리카드는 3승 33패 승점 15점로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팀 득점 2,855점으로 취하위, 공격 종합 44.79%로 역시 최하위였다. 세트당 서브 0.635개로 역시 꼴찌였고, 블로킹 역시 세트당 2.109개로 가장 적었다. 세트도 세트당 11.745개로 7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세트당 리시브 10.810개로 3위, 디그 9.898개로 2위, 수비 20.708개로 2위를 차지해 체면을 살렸다.

개인부문 득점, 공격 성공률 등 득점 주요 항목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몇 명 없었다. 박진우가 세트당 블로킹 0.796개(1위)로 분전했고, 김시훈이 속공 성공률 57.21%(7위), 김정환은 퀵오픈 54.74%로 9위와 세트당 서브 0.183개로 10위에 자리했다. 신으뜸은 이동 공격 85.71%로 4위에 올랐다.
비득점 부문에서는 나름 선전했다. 김광국(세트당 세트 10.045개,4위), 정민수(세트당 디그 2.400개, 5위)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리카드는 개막 이후 내리 5연패를 당했다. 11월 5일 홈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OK저축은행을 잡는 저력을 보였지만, 이후로 1승을 추가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우리카드는 11월 12일 현대캐피탈전을 시작으로 12월 20일 OK저축은행전까지 내리 10경기에서 졌다.
우리카드는 12월 23일 10연패 끝에 값진 1승을 더했다. 적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로 무너뜨린 것이다. 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배구선수, 감독생활을 이렇게 오래했는데 오늘이 제일 기쁘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12월 28일 우리카드는 까메호를 방출했다. 까메호는 15경기에서 275득점했다. 공격성공률은 45.05%로 낮았다.

강감독은 더는 승리를 쌓지 못했다. 우리카드는 2015년 1월 6일 현대전까지 4연패를 당했다. 강감독은 1월 8일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경기력을 배가하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양진웅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 직을 맡았다.
우리카드는 1월 21일 새 용병 다비드를 영입했다.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다비드는 13경기에 출전해 237점을 내는데 그쳤다. 공격 성공률 42.9%로 저조했고 공격 점유율은 13.3%에 그쳤다.
양 감독 대행은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거뒀다. 우리카드는 2월 19일 길었던 12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공교롭게도 우리카드 연패 탈출의 제물은 이번에도 대한항공 이었다. 우리카드는 계양체육관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대한항공을 꺽었다. 양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끈지 9경기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양 감독 대행은 “다비드, 김정환, 최홍석 등 3명이 고루 잘해준다면 바랄게 없다”며 “다비드와 국내 선수들의 조화만 이뤄진다면 다른 팀과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며 고무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전 승리르 끝으로 3월 15일 LIG손해보험과의 시즌 최종전까지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3승 33패, 초라한 성적이었다.

/강신(서울신문)

[13-14시즌]“우리카드로 새 출발, 토털배구로 돌풍”

러시앤캐시와 경쟁 끝에 드림식스를 인수한 우리카드는 현역 시절 ‘아시아의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강만수 감독을 창단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이른바 ‘몰빵 배구’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영석, 최홍석, 김정환 등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국내 선수 라인업을 보유한 우리카드 인만큼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전반기‘토털 배구’로 돌풍 우리카드는 11월 3일 현대캐피탈과 시즌 첫 경기에서 3대 0으로 완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11월 9일 LIG손해보험과 홈 개막전에서 3대 1로 승리한데 이어 러시앤캐시와 대한항공을 잇달아 꺾으며 3연승을 달렸다. 1라운드를 4승 2패로 마치더니 2라운드 들어서는 5승 1패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선두팀 삼성화재를 빼고는 나머지 팀을 모두 꺾은 것이다. 돌풍의 원동력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이른바 ‘토털 배구’였다. 30세를 넘긴 루니가 예전만큼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대신 최홍석, 김정환, 안준찬 등 토종 공격수들이 고루 활약했다. 12월 17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는 5세트까지 가면서 세터를 제외한 주전 5명이 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을 정도다. 어디서 터질지 모르니 상대팀 블로커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프로 3년차 최홍석은 한층 무르익은 기량으로 팀의 돌풍에 앞장섰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에 이어 3위(12승 6패)로 전반기를 마쳤고, 이때만 해도 4위 대한항공에는 승점 6점을 앞서 창단 첫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후반기 롤러코스터‘..급전직하(急轉直下)’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화재에 3대 1로 졌던 우리카드는 12일 만에 나선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삼성화재와 만나 또 3대 1로 졌고, 이후 러시앤캐시전과 대한항공전까지 시즌 첫 3연패에 빠졌다. 3위 자리가 어느새 불안해졌다. 2월 15일, 3연승을 달린 대한항공에 3위를 내준 뒤 곧바로 다음날 LIG손해보험을 꺾고 3위를 탈환했지만 ‘악몽의 5라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카드는 2월 20일 3위 싸움을 펼치던 대한항공에 3대 1로 진 것을 시작으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3위는 이미 멀어졌고, 대한항공과 격차를 3점 이내로 좁혀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키는게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3월 12일 한국전력에 3대 2로 지면서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사라져버렸다. 3월 15일 현대캐피탈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연패 사슬을 끊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전반기 12승 6패를 기록했던 우리카드는 후반기 3승 9패에 그쳐 15승 15패, 5할 승률에 4위로 창단 첫 시즌을 마감했다.

/서대원(SBS)

[12-13시즌]“새로운 둥지, 돌아온 명장”

새로운 둥지-돌아온 명장, 그러나 개막 8연패... 모기업이 없어 한국배구연맹 관리구단으로 2011-2012 시즌을 힘겹게 치른 드림식스는 2012년 8월 수원컵 대회를 앞두고 러시앤캐시라는 ‘임시 주인’을 만나게 됐다. 비록 정식 인수는 아니어도 러시앤캐시가 1년 동안 ‘네이밍 스폰서’로 운영 자금을 지원하게 되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 공중분해 위기를 모면하고 리그에도 정상적으로 참가하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불확실한 미래 속에 팀은 망가져 있었고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다. 급기야 박희상 감독이 선수들과 불화 끝에 지휘봉을 놓았다. 선장 없이 표류하던 러시앤캐시는 우여곡절 끝에 시즌 개막을 불과 3주 남기고 새 사령탑을 맞았다. 현대캐피탈 감독을 8년간 맡으며 두 차례 V-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명장 김호철 감독이었다.

그렇지만 선수들과 몸과 마음은 준비돼 있지 않았다. 훈련 부족으로 떨어진 체력과 조직력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1라운드 5전 전패를 비롯해 8연패... 좀처럼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제 아무리 김호철 감독이라 해도 어쩔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맞아 들어가는 듯했다.

극적인 반전.. ‘강팀 킬러’로 변신 러시앤캐시는 12월 8일 아산 홈경기에서 KEPCO를 3대0으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 후 한 달 하고도 5일 만에 맛본 첫 승의 기쁨이었다. 이때만 해도 상대가 약체 KEPCO였던 만큼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는데, 나흘 뒤 강호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눌러 이변을 연출하더니 곧이어 또 다른 우승후보 대한항공까지 잡고 3연승을 달리며 본격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19일 LIG손해보험에 3대0으로 완패해 주춤하는가 싶었지만 22일 최강 삼성화재를 적지에서 3대0으로 완파한 것을 시작으로 5연승을 이어갔다. 8연패 뒤 9경기에서 8승1패의 고공비행이었다. 블로킹 1,2위를 다투는 센터 박상하-신영석의 높이에 ‘천덕꾸러기 용병’이었던 다미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큰 무기였다. 러시앤캐시는 이제 더 이상 ‘오합지졸’이 아니었다.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티켓 경쟁.. 4위로 마감시즌 중반 이후 러시앤캐시의 성적은 한마디로 ‘롤러코스터’였다. 4연패에 빠져 그대로 주저 앉는듯 하더니 곧바로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되살렸다. 삼성화재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가운데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러시앤캐시의 플레이오프 티켓 싸움은 막판까지 안개 속이었다. 챔피언전에 선착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러시앤캐시가 올라오는게 가장 경계 된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러시앤캐시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러시앤캐시는 3월 9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에서 3대1로 지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꿈은 아쉽게 접었지만 LIG손해보험과 최종전을 이겨 시즌 4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리카드’ 품으로2013년 3월 7일 드림식스는 2년 동안 기다렸던 인수 기업을 찾았다. 러시앤캐시와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경쟁을 벌인 끝에 우리금융지주가 드림식스의 새 주인으로 결정됐고, 우리카드가 구단 운영을 맡게 됐다. 배구단 스폰서 효과에 고무된 러시앤캐시가 아예 드림식스 구단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계획을 추진했지만 승자는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우리금융지주였다. 2012-2013 시즌 ‘가장 뜨거운 팀’으로 변신해 배구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드림식스는 우리카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다음 시즌 더 힘찬 날갯짓을 기대하게 됐다.

/서대원(SBS)

[11-12시즌]“젊고 빠른 배구를 선보이다”

젊고 빠른 배구를 선보이다 제6구단 드림식스는 V리그 3년째 시즌을 맞았다. 막내 구단으로서 5위,6위로 두 시즌을 보냈고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었지만 문제는 구단의 ‘주인’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캐피탈이 2년 만에 구단 운영을 포기했고, 마땅한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드림식스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관리를 받으며 2011~2012 시즌을 치렀다.

드림식스는 선수단 전원이 20대다. 최고참인 송병일(세터)과 이강주(리베로)가 만 29세이고, 대부분 20대 중반의 선수들이다. 2011~2012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인 최홍석이 입단과 동시에 주포로 활약했다. V리그에서 가장 역동적인 팀이다.
1라운드를 마쳤을 때 김정환(107점) 최홍석(99점) 안준찬(84점)이 득점 6~8위에 포진했다. 득점 1~5위는 모두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의 몫이었고, 국내 선수들 가운데에선 이들의 순위가 가장 높았다. 초반에는 외국인 선수 없이도 싸워볼 만 했다.
드림식스의 선전은 리그 전체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선수들 경력이 짧고, 구단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드림식스가 패기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자 기존 팀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들의 힘을 모아 싸운다는 점도 주목할 만 했다.

그래도 힘은 모자랐다. 드림식스는 더 큰 꿈을 꿨다. 2라운드 시작과 함께 외국인 선수 라이언 오웬스를 영입했다. 미국 대표팀 출신인 그는 핀란드, 브라질, 그리스 리그를 거친 베테랑이다. 드림식스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키가 2m(201cm)가 넘었다. 오웬스가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 정도의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드림식스는 상위권에서 계속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됐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오웬스는 훈련 부족 탓에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수준이하의 기량을 보였다. 기존 선수들과 손발도 맞지 않았다. 드림식스의 불안 요소였던 수비 불안이 오웬스 합류로 인해 더 크게 부각됐고, 득점 기회가 오웬스에게 집중되자 국내 공격수들의 창이 무뎌졌다. 드림식스는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패배를 거듭했다. 2,3라운드 4승8패, 3라운드 상무신협 전(3대2승)을 제외하고는 승점 1점을 얻는 2-3 패배도 없었다.
박희상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제몫을 하지 못해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은 것 같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형편도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오웬스를 영입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드림식스 특유의 장점마저 사라지는 역효과를 낳았다. 오웬스는 8경기에서 46점만 기록한 뒤 팀을 떠났다. 남겨진 선수들은 의욕을 잃었다.
드림식스는 추락했다. 비단 오웬스 만이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도 드림식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막내의 젊음과 패기만으로 기존의 강팀과 대적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마냥 추락만 하진 않았다. 드림식스는 5,6라운드 선전으로 시즌 막판까지 4위를 넘봤다. 또 슈퍼루키 최홍석은 득점 490개(8위), 공격종합 49.18%(9위)를 비롯해 각 부문 톱10에 올랐다. 당장은 어렵지만 미래가 밝은 팀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신인왕에 오른 최홍석은 “내년엔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엔 포스트시즌에서 강팀과 겨뤄보고 싶다는 포부였다. 구단 운영이 정상화 된다면 최홍석의 꿈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 2011~2012 시즌 드림식스는 크고 작은 굴곡을 거치며 절망을 맛봤고, 희망 또한 발견했다.

/김식(일간스포츠)

[10-11시즌]“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이 미미했다.”

두 번째 시즌을 치른 우리캐피탈은 분명 성장했다.
기록만 놓고 봐도 승률이 2할대(0.278)에서 3할대(0.333)로 올라섰다.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LIG에 승리를 맛봤고, 우승팀 삼성화재를 두 번이나 꺾었다. 그것도 2라운드 초반부턴 아예 용병을 빼고 국내 선수끼리 거둔 성적이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4라운드 중반부터 플레이오프 싸움에서 밀리면서 결국 6위.
가장 중요했던 4,5라운드를 모두 1승 5패로 마감하면서 목표로 내걸었던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우리캐피탈의 초반 돌풍은 신선했다.
1라운드에서 켑코45와 LIG, 상무신협을 차례로 물리치고 3승 3패를 기록했다. 용병 공격수 숀파이가가 합류했고, 현대캐피탈에서 권영민에 밀려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세터 송병일이 둥지를 옮겨 젊은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센터 신영석과 리베로 이강주까지, 어느 팀에도 뒤질 게 없는 탄탄한 틀을 갖췄다는 걸 직접 증명했다.
데뷔 첫 해 눈부신 활약을 펼친 김현수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새내기 김정환이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안준찬과 강영준 등 레프트들의 화력도 다른 팀에 뒤지지 않았다.
돌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3라운드까지 우리캐피탈은 4위권을 유지하며 플레이오프행 희망을 이어갔다. 숀파이가가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2라운드 초반에 일찍 짐을 쌌지만, 팀플레이는 오히려 빨라졌고, 좋아졌다.
2라운드에서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삼성화재와 켑코45를 차례로 3대0으로 완파했고, 3라운드에선 가장 잘 나가던 대한항공까지 침몰시켰다.

끝이 미미했다. 3라운드까지 성적은 8승 10패로 4위.
많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우리캐피탈의 4강행을 예상했고, 어쩌면 희망했다. 하지만, 추락하는 드림식스호에 날개는 없었다.
4라운드에서 삼성화재와 LIG에 잇따라 0대3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선수들의 기가 꺾였고, 3라운드까지 모두 이겼던 켑코45에게까지 패한 것이 결정타였다.
결국, 현대캐피탈에 지고 4연패에 빠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그것도 모두 안방에서 당한 패배라 쓰라림은 더했다.
눈앞에 목표가 사라진 ‘젊은 팀’은 9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고,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이경재(YTN)

[09-10시즌]“신생팀 창단, V리그 6번째로 뛰어들다.”

10승, 창단 이후 처음 참가한 V리그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0승의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26패를 당했다는 문제부터 짚어야 할 것 같다.
사실 10번째 승리도 어느 정도 운이 따랐다고 봐야 한다. 최종 6라운드 막판 선두 삼성화재를 3대1로 물리치고 10승을 채웠는데, 삼성화재가 느슨하게 경기를 한 덕을 봤다. 당시 삼성화재는 포스트 시즌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간판 공격수인 외국인 가빈 슈미트를 쉬게 했고 세터 최태웅도 뺐다. 우리캐피탈 역시 외국인선수인 세터 블라도 페트코비치 없이 국내선수로만 싸웠다.
어렵사리 일군 10승이긴 해도 이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았다. “상위 4팀에 1승씩 거두겠다”던 김남성 감독의 포부와는 거리가 있었다.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엔 각각 6전 전패했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에 1승씩 뺏었을 뿐이었다. ‘2약’이던 KEPCO45와 아마추어팀 신협상무에 4승씩을 거둬 그나마 7개 팀 중 5위를 할 수 있었다.
“홈 코트 어드밴티지”를 뒤늦게 누린 점은 아쉬웠다. 우리캐피탈은 서울을 연고지로 창단해 장충체육관을 홈 코트로 삼았는데, 체육관 대관이 다른 문화행사에 밀려 늦어지면서 3라운드 마지막 경기부터 비로소 장충체육관에서 뛰었다. 우리캐피탈은 장충체육관에선 7승 13패로 비교적 선전했다. 원정 경기를 하느라 지방을 전전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만 했다.
사상 첫 ‘외국인 세터’에 대한 평가는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신생팀인 우리캐피탈이 외국인 세터를 선택하자 말들이 많았다. 앞서 김남성 감독은 “서브 리시브와 디그에 확실한 기본기를 갖춘 레프트 포지션의 선수를 뽑겠다”고 밝혔던 터였다. 김 감독이 공격과 수비에서 골고루 팀에 공헌할 만한 외국인을 희망했다가 생각을 바꾼 배경에도 일리는 있다. 우리캐피탈의 국내 세터인 이동엽은 상위권 팀 세터들보다 경험, 기량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 팀에 우수한 공격수가 있어도 세터의 손끝에서 세부 전술의 방향이 결정되므로 세터의 비중은 그만큼 크다. 우리캐피탈은 국내 신인 드래프트 1~4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신생팀 프리미엄’을 약속받은 상태였다. 따라서 공격수는 드래프트에서 보강하기로 하고, 대신 공격을 지휘할 세터에 눈을 돌렸다.

우리캐피탈이 간과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 세터가 외국인, 그것도 생소한 세르비아 출신이라 다른 선수들과 경기 중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기가 원천적으로 어려웠다. 블라도는 33경기에서 ‘세트’ 4위(세트당 10.966)를 했다. 이 부문 1~3위인 대한항공의 한선수(세트당 12.850개), 삼성화재 최태웅(세트당 12.847개), 현대캐피탈 권영민(11.719개)과는 차이가 있었다. 블라도의 토스는 높으면서도 빠르다는 특징이 있었다. 특히 백토스가 장기였다. 그러나 국내 공격수들이 블라도의 토스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왔다. 국내 공격수들의 점프나 스윙 스피드가 유럽에서도 수준급으로 통하는 세르비아 리그 선수들보다 뒤져 블라도의 고공 직선 토스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결국 우리캐피탈은 시즌이 끝나고 블라도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한국 배구에 신선한 충격을 줬으나 팀 사정에는 맞지 않는다는 구단 측의 자체 분석은 공허하게 들렸다.

우리캐피탈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강영준·김현수·김광국·김태진을 골랐다. 시즌을 마치고 열린 시상식에서 우리캐피탈의 신영석·강영준·김현수가 ‘신인왕 3파전’을 벌인 끝에 신영석이 영예를 안았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우리캐피탈의 패기는 분명히 배구판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삼성화재에서 옮겨온 다음 정규리그 디그 1위, 리시브 3위를 한 이강주의 ‘재발견’도 반가웠다. 우리캐피탈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남성 감독이 시즌 후 물러나면서 불안감도 커졌다. 다시 백지 상태에서 팀을 새로 추스르다 뒷걸음질 치는 실수만은 피해야 한다.

/성진혁(조선일보)